살아가기
공자는 十有五而志于學하고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三十而立하고 (서른 살에 예를 지킬 수 있게 되었으며), 四十而不惑하고 (마흔 살에 마음에 유혹/혼란을 받지 않았고), 五十而知天命하고 (쉰 살에 천명을 알았으며), 六十而耳順하고 (예순 살에 어떤 말을 들어도 이해/용서하고),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니라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나는 내일모레 예순인데 이제 인생의 새 장에 들어갑니다. 모든 것이 다시 시작입니다. 당신이 GBM 진단을 받은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나는 숨만 겨우 쉬고 살았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에는 그나마 숨도 쉬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별 뜻이 없고, 예를 잘 지키지도 못하고,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마음이 상하는 말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으며,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싶은 가에 대해서도 생각이 확실치 않습니다.
봄을 맞아서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친구가 던져 준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것은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것과 내가 하다 죽는다고 해도 계속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입니다. 내가 경험하는 슬픔 고통 외로움 상실감 속에서, 내가 받는 나눔 도움 격려 사랑 기도를 생각하면서, 내가 느끼는 카타르시스 감사 찬양을 통해, 내가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무얼 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찾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