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 먹고 가

안광석 2021. 8. 6. 11:14

더 먹고 가(家)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또 봅니다. 한번 본 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것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더 먹고 가(家)는 자연에서 나는 모든 것을 음식 재료로 요리하는 '방랑 식객' 임지호 님이 주인공입니다. 서울의 북한산 아래 평창동의 산동네 꼭대기 집으로 아픔이 있고 위로가 필요한 스타들을 초대해 칭찬 밥상을 제대로 차려 줍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요리하나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보다 보니 요리보다 음식을 통해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이분의 모습을 더 보게 되고 또 함께 하는 스타들의 사연에 감동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임지호 님은 작년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별세하시고 이 프로그램이 유작처럼 되어서 더욱더 애틋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혼자 되고 나서 요리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할 줄 아는 게 고작 짜장 카레 파스타였는데 그나마 해 놓으면 여러 날 홀로 먹다가 결국 버립니다. 요리는 먹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럴 사람이 없어서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를 보니 가끔이라도 요리를 해볼까 생각하게 됩니다.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친구가 방문하는 날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아니면 그리움만 쌓이는 나 자신을 위로하고 아픈 내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