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석 아침에
안광석
2021. 9. 22. 00:29
추석 아침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고향을 찾아 오랜만에 가족 친척들과 모여서 풍성한 음식을 차려 놓고 밤낮을 즐겁게 나누고 노는 추석 명절. 햅쌀과 햇곡식으로 밥을 짓고 송편을 만들며, 가족이 모두 모여 차례도 지내고 산소에 가서 성묘도 하는 날입니다.
이게 다 옛날얘기입니다. 미국 온 지 삼십여 년, 이제 추석은 그저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오늘 당신 없이 혼자서 처음으로 맞는 이 추석 아침은 아주 다르네요.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꽃 몇 송이 꽂아준 게 다입니다. 내 마음과 생각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어떻게 그 마음을 잡아서 다독일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어느덧 선선해진 바람 따라 산책이나 나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