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남자

안광석 2021. 10. 5. 02:33

 

땅이 꺼진 것 같은 느낌, 가슴에 사무치는 그리움, broken heart, 닭똥 같은 눈물. 이러한 말들은 그냥 말로만 알았었는데, 당신이 떠난 후 나는 그것들이 무엇인지 느끼고 깨닫고 경험합니다. 무시로 가라앉고 가라앉는 내 감정의 심연은 그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뭐라든 내 멋대로 생각하고 내 맘대로 살았는데 이제 와서 당신의 모든 것이 왜 이렇게 그리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가을을 타는가 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가면 차츰 잊게 되고 어쩌면 그래서 모든 게 나아지겠지만 그러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세월이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가 봅니다.

 

 

이렇게 마음이 제멋대로 돌아다닐 때면 그저 하늘을 바라봅니다. 하늘 멍때리고 구름 멍때리고 햇빛 멍때리고 바람 멍때립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나뭇잎의 색깔이 많이 변했습니다. 낙엽이 여기저기 쌓입니다. 그러니까 가을인가 봅니다. 내일엔 아침 일찍 어디론가 또 떠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