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일 년

거울에 비친 내 얼굴

안광석 2022. 5. 5. 12:31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이 마음에 안 듭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뿐이 아니고 저게 정말 내 얼굴인가 매우 낯설기도 합니다. 일화에 의하면 링컨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마흔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말했다 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낼모레가 육십이니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 지난 2년 반 동안 내 얼굴이 너무 많이 변해서 당혹스럽습니다. 생기는 하나도 없고 두 눈에는 초점이 없습니다. 표정에 허무 공허 그런 거 말고는 다른 게 보이질 않습니다. 주름진 얼굴을 관리 받아서 필 생각은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알고 있었던 내 얼굴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에게 낯설지 않은 얼굴, 그래 바로 이거지 그럴 수 있는 얼굴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