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 2023. 10. 28. 04:14

페북에서 2011년 오늘 아래의 글을 내가 올렸다고 다시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점점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중년. 남자. 그리고 눈물은 어울리지 않는 그림인 것 같아서 애써 감추려고 하지만 차면 넘치는 법 때때로 나도 몰래 흐르는 눈물은 감출 수가 없다. 울면 지는 거다. 다시 말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은 지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이다. 나의 지난날에서는, 내가 지고도 이겼다고 생각했고, 내가 지고도 안 졌다고 우겼고, 내가 지고도 다음에는 이길 거라 여겼는지 모르겠다... 예수님은 마지막 순간에 다 이루었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나는 그날이 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다 졌다."

 


아마 그때 갱년기가 찾아왔던지 눈물이 많아졌었나 봅니다. 그런데 12년 지난 오늘 나는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이 웁니다. 그때처럼 눈물만 많아진 것이 아닙니다.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꺽꺽 소리를 내면서 울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다 졌고 또 심하게 다 졌습니다. 마지막 그날은 아직 멀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