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오이 기르기
안광석
2024. 5. 7. 13:03
시카고 한국 마트에 가서 모종을 사 왔습니다. 오이, 방울토마토, 그리고 청양고추. 깻잎, 애호박, 가지는 잘 자라기는 하지만 음식으로 해 먹을 줄을 몰라서 안 키우기로 했습니다. 땅이 없어서 그저 화분 몇 개에 심는 것이라서 농사라고도 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잘 키워서 신선하고 맛있는 오이, 방울토마토, 고추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이는 작년 재작년 모두 실패했는데 올해는 죽지 않고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저렇게 작은 모종이 좋은 흙이 담긴 화분에 옮겨져서 햇볕, 바람, 물만 있으면 무럭무럭 자라고 또 열매를 맺는 것이 참 신기하고 또 대견합니다. 잘 자라고 좋은 열매를 맺게 하려면 물과 양분을 적당히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가지치기도 하고 병충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 키우는 것과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식물을 키우면서 내가 아빠로서 아이들을 위해서 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때는 나의 시간과 줄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잘못하고 부족했던 것이 참 많았습니다. 오이 농사는 올해 실패하면 내년에 다시 도전하면 되는데, 자식 농사는 그럴 수가 없어서 참으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