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1)
-
내 품의 틈
지난 소그룹 모임에서는 “재물, 지식, 능력, 관계 등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을 통해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쓰임 받고 싶은지 나누어 보세요.”라는 문제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해 봐도 딱히 특별한 것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재물, 지식, 능력, 관계 그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실망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나에게도 하나님이 주시고 써먹을 만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내 평생의 실패, 실수, 엉성함입니다. 지혜가 부족한지라 실패도, 실수도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아직도 일과 삶에서 많은 부분이 엉성합니다. 늘 성공하고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산다면 좋겠는데 64+년을 살고도 아직도 실패하고 아직도 실수하..
2026.10.30 -
하나님, 거기 계신가요?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자꾸 생깁니다. 친구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고, 병이 재발해서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망하고 하나님, 왜 그러시나요, 불평합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울부짖으며 기도했지만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낙담하고 원망하고 그랬습니다. “하나님, 거기 계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목사님 말씀을 통해 하나님도 인간이 겪는 고통과 고난에 깊이 공감하시고 함께 아파하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부르짖던 그때 하나님도 나와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셨을 겁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내 마음에 큰 위안이 찾아왔습니다. 6년도 더 지나서. 어쩌면 6년이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런 위안을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과 고난 속에서 ..
2026.09.17 -
욕심 vs 나눔
인간의 욕망은 인류를 과거에서 현재로 이끌어온 양날의 검이라고 합니다.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은 과학, 기술, 예술을 발전시키는 혁신의 원동력이 되어 인류에게 물질적인 풍요를 주고 산업·기술·과학의 혁신을 촉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이 과도한 집착과 욕심으로 변할 때, 그것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합니다. 상업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역사적 산물인 자본주의는 인간의 통제되지 않은 욕심을 먹고 괴물처럼 자라납니다. 무한한 경쟁과 양극화로 인해 빈부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불평등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돈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관으로 인해 인간이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전락합니다. 더 많은 영토, 자원, 권력을 차지하려는 패권욕은 전쟁과 제국주의로 무고한..
2026.07.15 -
김재원 아나운서
유퀴즈에서 김재원 아나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12년간 아침마당 최장수 MC로서 3,300회의 생방송을 통해서 무려 만 명의 출연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방송하기 전에 출연자들을 만나서, 혹시 대화할 때 불편한 단어가 있는지 사전에 물어본다고 합니다. 그것은 김재원 아나운서 자신이 불편한 단어가 있었고, 그에게는 ‘엄마’라는 단어가 그 불편한 단어였다고 합니다. 어머님이 13세 때 간암으로 돌아가셔서 아픈 상처가 되어서, 누군가와 대화할 때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자신은 별로 할 얘기가 없는데 혹시 나한테 엄마에 관해서 물어보면 어떡하지, 그런 불편한 생각이 그의 사고를 방해했으며 그래서 가능한 최대한 엄마에 대한 것을 숨기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런 이야기를 마음 편하게 털어놓..
2026.07.11 -
더 늦기 전에
친구의 친구분이 글을 보내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답글을 적어봅니다. 더 늦기 전에 II 산길 걸어 깊은 계곡을 지나니 또 하나 산길이 보입니다산 끝자락에서 닮은 듯 다른 듯 두 길이 이어집니다혼자 걷다가 홀로 단풍 바라보다 닮다른 또 하나와 함께함은 축복받은 설렘입니다늦가을 깊숙한 오후에 만나 손 꼭 잡고 이제눈앞의 산봉우리로 나아갑니다때로는 춥고 추운 겨울과 밤도 지나겠지만함께 가는 모든 순간은 더 늦기 전 기적으로 따뜻한 봄 아침으로 이어집니다
2026.03.27 -
버림의 미학 II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세바시 강연에서 아물지 않은 상처는 시간관념을 흩트려 놓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지고, 비슷한 말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게 되며, 심지어는 꿈에 악몽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상처는 과거에 있고 우리는 늘 과거와는 멀어지고 있으니,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 우리는 오래전 일 아물지 않은 상처에 이별을 고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어렵고 슬픈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내가 받았던 가졌던 상처 분노 후회가 내 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여유, 진정한 아름다움과 자유를 빼앗아 갑니다. 그러니까 내 마음에 있는 아물지 않은 상처는 오늘 내가 버려야 할 것입니다. 내가 받았던 상처는 그것을 준 상대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가졌던 ..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