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8. 15:39ㆍ뇌종양 수술과 회복
처음에 진단받고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차 안에서 혼자 막 소리 지르고 울면서 하나님께 떼썼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목이 다 갔더라고요. 평소에 나름 맨탈 갑인 양 쿨한 척 살았었는데 막상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까 맨탈 꽝인 거 알겠고 아무런 대책이 안 섰습니다. 그런데 그때 생각나는 게 목사님이었습니다. 문성호 목사님.
문 목사님은 지난여름 우리 교회로 오셨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 자녀분들 처음 보자마자 저는 사랑에 빠졌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목사님께 제가 친구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그 결과를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목사님도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어쩌면 너무 힘드셔서 지금 아주 쪼금 후회하실지…)
저희 사모님은 천사입니다. 저는 이런 분은 거의 (이 단어는 필요 없지만 단지 제 기억력이 빵이라 혹시 거짓말 안 하려고) 처음입니다. 모든 분을 최선을 다해 최상으로 섬기십니다. 천사라는 표현 외에는 맞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모든 것이 필요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말도 없이 표식도 없이.
처음에 목사님께 친구 하자고 한 것은 제가 나름 목사님께 도움이 될까 해서였습니다. 전에 모신 목사님들과도 대부분 좋은 관계였지만 막상 목사님들이 어려울 일을 당할 때 도움을 드린 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정한 친구가 되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시면 도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줍음을 무릅쓰고 친구 신청을 했었습니다. 저는 사실 내성적 비사교적인 사람입니다. 아마도 누구한테 그렇게 친구 하자고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같습니다. (기억력 빵이라 본의 아니게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이렇게 제 코가 석 자가 되니 그렇게 친구 된 게 얼마나 저희에게 다행이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엄청 막막하고 무섭고 두려울 때 저희가 의지하고 위로받고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처음 전화 받자마자 달려오셔서 또 중요한 때마다 먼 길 오셔서 기도해 주시고 평안 주시고 먹여 주셨습니다.
문 목사님 김 사모님 원하시든 아니시든 저희 인생에 로또 당첨된 것처럼 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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