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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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독(三毒) – 탐진치(貪瞋痴)
불교에서는 탐진치(貪瞋痴)를 삼독(三毒)이라고 부릅니다. 탐(貪)이란 탐욕(貪慾), 진(瞋)이란 진에(瞋恚), 성내고 분노함, 치(痴)란 우치(愚癡), 어리석고 미련함을 뜻합니다. 탐진치가 인간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오며 또한 번뇌와 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탐진치를 없애기 위해서는 탐욕을 다스려 무탐으로 가야 하며 나라고 하는 아집을 내려놓고 비우라고 합니다. 집착을 버림으로써 분노를 극복할 수 있고 비움을 통해 할 수 있는 통찰로서 지혜로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탐진치에서 벗어난 상태가 열반이요, 해탈이고, 거기에 세상의 행복이 있다고 합니다. 당신의 남편으로서 30년 넘게 살면서 아집으로 성내고 분노하고 어리석고 미련하게 행동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당신의 삶에 고통과 불행이 있었을 것..
2021.08.29 -
은혜
오랜만에 일하러 갔습니다. 출근해서 하루 종일 직장에 있었던 것이 일 년 반 만에 처음입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그저 최소한으로 꼭 해야 할 일만 겨우 하고 지냈습니다. 그래도 안 잘리고 붙어 있는 게 다행입니다. 팬더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모든 게 다 은혜입니다. 은혜 -손경민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 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https://www.youtube.com/watch?v=cZtAnpkq4RA
2021.08.27 -
찬양
성가대로 찬양팀으로 찬양을 하는 것이 30년이 넘었습니다. 30년 전처럼 목소리는 안 나오지만, 아직도 찬양을 계속합니다. 성가대 찬양팀을 오랫동안 계속한다고 해서 내가 노래를 특별히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자질이 있어야 합니다. 음정과 박자를 잘 맞추어야 하고 호흡이 길어야 하며 음역이 넓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음정을 비교적 정확하게 낸다는 것을 빼고는 다른 것들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박자를 잘 못 잡아서 박치에 가깝고 호흡이 짧아서 멋대로 부르며 옛날에 올라가던 음들이 언제부터 인가 고음 불가가 되어서 노래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찬양팀을 계속하는 것은 우리가 내가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원운경 씨는 내가 찬양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2021.08.24 -
힐링
친구 성영이 집에 다녀왔습니다. 갈 때는 하루 이틀 머물 생각이었는데 더 있다 가라고 권해 주어서 4박 5일 동안 잘 먹고 잘 놀고 잘 구경하고 왔습니다. 한동안 조금 줄었던 내 똥배가 다시 볼록하게 올라왔습니다. 농담도 하고 깔깔대고 웃기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웃고 떠든 것이 아마도 1년 7개월 만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농담이나 소리 내서 웃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참 오랜만에 몸과 마음이 잘 힐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 주고 또 웃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은 참 근사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당신이 30년 넘게 날마다 해 준 일인데 나는 이제야 그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
2021.08.19 -
울 아버지
어젯밤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꿈속에서 아버지는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나에게 당부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나는 꿈을 자주 꾸지 않고 더욱이 하나님 나라로 가신지 어언 30년 가까이 된 아버지가 내 꿈에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살아생전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하거나 신세 지는 것을 거의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내 꿈에 나타나서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마도 나에게 뭔가 삶의 교훈과 도움을 주고 싶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울 아버지는 이북 출신입니다.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 그대로 혈혈단신 남한에 남겨져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신 분입니다. 격동의 시대에서 한국 역사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많은 역경을 이겼습니다...
2021.08.12 -
빚진 자로서
빚진 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여러 사람에게 빚을 졌지만, 당신한테 특히 많은 빚을 졌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당신이 떠나고서야 너무도 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엄청난 빚을 갚아야 하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참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는 할 수 없지만, 그 빚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 당신을 위해서 또 당신을 대신해서 무엇을 어떻게 이 세상에 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란 것을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나의 오늘이 당신에게는 이 세상에 이제 없습니다. 나의 내일이 이 세상에 얼마나 남아있을지 알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 부지런히 열심히 그 쌓아 놓은 빚을 갚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삶의 이유이며 살면서 할 일입니다.
202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