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좀 풀리셨나요
2020. 2. 23. 23:39ㆍ뇌종양 수술과 회복
집안이 온통 꽃밭이 되었습니다. 수술 직전에 “원운경이 좋아하는 것들” 설문 조사를 했을 때 수국 빼고는 좋아하는 꽃이 없다고 했는데 수술 후에는 꽃이 너무 좋답니다. 사람이 달라진 걸까요 아니면 그 꽃들을 보내 준 분들의 사랑이 고마운 걸까요.
그러고 보니 병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운경 씨가 쇼핑한 것이 꽃과 선인장이 있는 화분 두 개였습니다. 입원하기 바로 전날이니까 사실 꽤 아팠을 때인데 빵 하나 산다고 들어가서는 한 시간 넘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 구경하다가 결국 딸랑 화분 두 개 가지고 나왔습니다. 평소 같으면 내가 비싸다고 해서 안 샀을 텐데 그날은 그렇게 자기 마음 가는 대로 사 왔습니다. 평소에 노랭이 구두쇠 영감을 남편으로 두어서 당신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것…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수술하기 전 원운경 씨가 아이쇼핑만 했던 곳에 다시 갔습니다. 목걸이와 귀걸이를 샀습니다. 며칠 전 한 시간 넘게 구경만 했던. 그전에도 몇 번이나 아니 몇십 년 동안 보고 또 보고 보기만 했을. 반지도 사고 싶고 더 크고 좋은 것을 사고 싶지만, 그저 형편대로 작은 선물을 했습니다. 내 맘은 그래도 좀 풀렸는데 30년 참아 온 본인의 마음은 얼마나 만족할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뇌종양 수술과 회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심할게요 (0) | 2020.02.27 |
---|---|
원운경 씨 힘내요! (0) | 2020.02.26 |
1회 생일 축하해요 (0) | 2020.02.22 |
꿈은 이루어진다 (0) | 2020.02.22 |
씩씩한 운경 씨 (0) | 202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