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6. 11:13ㆍ3년차
지난 6주간 딸 집에서 형 집에서 한국살이했습니다.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딸과 함께 형들과 함께 여행도 하고 혼자서도 여기저기 다니고 1년 만에 가족 친구들도 만나고 특별히 40 몇 년 30 몇 년 만에 만난 분들도 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정말 좋았습니다. 술 너무 많이 먹은 거 빼고. 모두가 반겨주고 환대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돌아보면 내가 그분들께 실수도 많이 하고 잘못한 것도 많은데 그래도 나를 포용하고 만나주고 반갑다고 해주어서 참 다행입니다. 거기엔 사람들이 당신을 너무 일찍 보낸 아쉬움을 나에게 호의로 돌려주는 부분도 상당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남겨준 유산으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돌아오기 싫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 멋진 곳을 다녀도 오랜 여행 후에는 집이 그립고 최고인데 작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오기가 싫었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하기에. 다시 혼자 살아야 하기에. 그러니까 집이란 가족이 있어야 돌아오고 싶은 곳인가 봅니다. 당신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지난 6주간 당신을 잊고 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섭섭하지요? 그렇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다시 현실로 돌아왔으니까. 하루도 당신이 아플 때 어려울 때의 시간을 잊을 수 없는 이곳으로. 이제 3년 차니까 그 아픈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없어지겠지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것을 바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조금은 섭섭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