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5. 21:25ㆍ1차 치료
4월 5일 식목일입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어떤 어려운 일이 조만간 닥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을 품고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하필 사과나무일까요. 심으면 금방 자라는 새싹채소도 아니고. 사과나무를 씨앗부터 심는다면 약 13년 키워야 꽃이 피고, 묘목을 심으면 약 3년 정도 후에 과실을 얻을 수 있으며, 경제적 가치가 있는 열매를 생산하는 시기는 40-50년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내일 당장 얻을 수 있는 사과라는 결과물을 바라보는 게 아니고 내일을 향한 소망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원운경 씨가 항암 치료를 시작한 지 4주째입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습니다. 한 미모 하는 원 여사 마음이 쓸쓸할 텐데 그래도 씩씩하게 치료를 잘 받습니다. 1차 치료 42일 중의 25일을 잘 감당했고 이제 남은 17일도 잘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이곳 위스콘신은 어차피 봄이 오는 5월이 되어야 사과나무도 새싹채소도 심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끝나고 몇 주 후면 회복이 된다고 하던데, 5월 5일이 식발일(植髮日)이 되길 소망합니다. 새로운 머리카락이 쑥쑥 자라나길 바랍니다. 경제력이 달려서 의학의 힘을 빌려 머리카락을 심어줄 수는 없지만, 머리가 다시 나고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소망 희망을 품어 봅니다. 식발일(植髮日)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