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사 힘차게 외쳐 봐도
2020. 4. 11. 21:37ㆍ1차 치료
주말입니다. 좋습니다. 주말이라고 딱히 사는 게 다른 것도 없고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주말이 좋은 것은 원운경 씨가 방사선 치료를 쉬기 때문입니다. 5일간 치료를 받았으니 이틀은 쉬면서 회복해야 또 다음 주에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키모 치료는 주말에도 계속 받지만, 집에서 약으로 먹기 때문에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원운경 씨가 주말을 맞아 집 안 여기저기를 닦고 조이고 합니다. 평소에 청소와는 담 싼 내가 전업주부가 되었으니 집 안 구석구석이 엉망일 테고 그렇게 슬럼화돼가는 집구석을 더는 좌시하기 어려운가 봅니다. 더러운 꼴 봐주며 참다 참다 드디어 폭발합니다. 제발 신경 끄고 대충 살자고 이 연사 힘차게 외쳐 봐도 소용없습니다. 잘 쉬어야 회복하고 또 치료받을 텐데 힘든 몸으로 자꾸 애쓰는 걸 보니 참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집 청소하면서 답답한 당신의 마음도 좀 깨끗이 닦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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