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등갈비 김치찜

2020. 12. 27. 04:41그날 이후

원운경 씨가 아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요리가 있습니다. 예람이가 여름에 집에 했던 돼지등갈비 김치찜입니다. 한국에서 일하느라 멀리 떨어져 있는 딸이 먹고 싶다는 말에 원운경 씨가 딸을 위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서 어려운 중에도 힘을 다해서 만들었습니다.

 

예전에 내가 새로 직장을 잡고서 아이들 학교 때문에 7 정도 혼자 떨어져서 살았습니다. 집에 왔다가 다시 떠날 때마다 원운경 씨는 산더미처럼 음식을 해서 주었습니다. 음식과 반찬을 만드느라 밤을 꼴딱 새우면서 말입니다. 그때는 그럴 필요 없는데 무리하다가 병난다 그러면서 구시렁거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은 그냥 음식이 아니고 바로 원운경 씨의 마음이었습니다. 남편 혼자 집 떠나 일하러 보내는 애틋한 마음. 그래서 밤새 힘들게 고생하면서 마음을 담아 것이었습니다.

 

나는 은퇴 꿈이 가지 있었습니다. 농부, 요리사, 찬양 가수. 하지만 이제 농부와 요리사는 접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요리를 하는 것은 음식을 먹어 사람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당신의 마음이 그리워서 돼지등갈비 김치찜을 보기로 했습니다. 처형 처제의 코치를 받아서 집사님이 선물해 주신 압력 쿠커에 권사님이 보내 주신 묵은지를 넣고요. 그리고 거기에 마음을 담아서 하늘에 있는 당신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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