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씨처럼
2021. 1. 9. 04:52ㆍ그날 이후
최수종 씨와 나는 1962년생입니다. 그런데 서로의 공통점은 딱 그것 한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그 외의 모든 것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최수종 씨는 대한민국 최고 사랑꾼 남편입니다. 반면 나는 참으로 무심한 남편이었습니다. 그가 텔레비전에서 나와서 아내 하희라 씨와의 에피소드를 말할 때면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렇게는 절대 못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은 보통 남자들의 공적이다 그랬습니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출연자들에게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배우자랑 또 결혼하겠습니까 하는 질문을 합니다.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했었습니다. 그때 내 마음속의 답은 ‘아니요’ 였습니다. 내가 여러 가지로 무능하고 무심한 사람이라서 원운경 씨가 원하는 것들을 충분히 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은 나보다 더 잘해 주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란 사람은 어쩌면 혼자 사는 게 더 적합한 사람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떠나고 나서 나는 동화 속 엄마 말 안 듣던 아기 청개구리처럼 나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개굴개굴 슬피 웁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최수종 씨입니다. 이제는 너무 늦어서 아무 소용없지만,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과 또 다시 결혼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수종 씨처럼 당신의 사랑꾼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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