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2021. 3. 15. 08:26ㆍ그날 이후
지난 금요일 응급실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1월 당신이 아파서 처음 방문한 바로 그 응급실 그 뒤로도 몇 번 더 와야 했던 그곳 그리고 다시는 오기 싫었던 바로 여기에 내가 누워 있습니다. 편안히 누워서 의사를 기다리는 시간에 발가락 꼼지락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당신은 그렇게 아파서 누워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감정이입이 되어 힘들어집니다.
몸이 불편하고 아프게 되니까 혼자 산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평소에 건강하던 내가 아주 가끔 아플 때면 소리 내어 끙끙대고 거기다 엄살까지 보태곤 했어요. 그러면 당신이 와서 내 옆에서 나를 참 잘 돌봐 주었는데, 이제는 아무리 큰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습니다. 엄살도 안 통하고 그저 혼자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