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2021. 3. 17. 05:45ㆍ그날 이후
며칠 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장딴지와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서거나 걷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쓰던 지팡이를 짚고 또 바퀴 달린 의자를 휠체어로 삼아 거실을 다녔습니다. 당신의 눈높이에서 집안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서도 여기저기 닦고 정리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병원 갈 때마다 0부터 10까지 그려져 있는 Pain Scale을 보면서 10에 해당하는 pain은 도대체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곤 했는데 이번에 그것을 제대로 체험합니다. 나는 원래 미련하고 공감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라서 아픈 사람 어려운 사람의 삶을 잘 느끼고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몸으로 겪어 보니까 이제는 그 아픔과 어려움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심하던 통증이 갑자기 사라지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어제까지는 앞으로 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늘은 공감 능력과 천국을 다 얻은 듯한 느낌 적인 느낌 인생 새옹지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