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버지
2021. 8. 12. 23:38ㆍ여름
어젯밤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꿈속에서 아버지는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나에게 당부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나는 꿈을 자주 꾸지 않고 더욱이 하나님 나라로 가신지 어언 30년 가까이 된 아버지가 내 꿈에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살아생전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하거나 신세 지는 것을 거의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내 꿈에 나타나서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마도 나에게 뭔가 삶의 교훈과 도움을 주고 싶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울 아버지는 이북 출신입니다.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 그대로 혈혈단신 남한에 남겨져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신 분입니다. 격동의 시대에서 한국 역사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많은 역경을 이겼습니다. 엄청난 어려움 아픔 외로움을 혼자서 다 짊어지셨습니다. 그렇지만 늦둥이 막내인 나에게는 평생 한마디도 당신이 어렵다 아프다 외롭다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영원한 나의 슈퍼맨 나의 히어로인 아버지가, 찌질한 지금 내 모습을 보기 어려워 한마디 하시나 봅니다. 그만하거라. 어렵다 아프다 외롭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aJFfDhY3F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