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이와 나
2020. 10. 3. 04:09ㆍ2차 치료
어진이가 도와주러 집에 온 지 벌써 6주가 됩니다. ‘어진+나’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함께 밥도 하고 살림을 하면서 원운경 씨가 필요한 많은 것을 돕습니다.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가끔 아니 자주 서로 티격태격합니다. 어진이는 나를 닮았고 또 나와 다릅니다. 똥고집에 자기 생각 방법만이 옳다고 하는 것은 나를 닮았고, 일을 빈틈없이 꼼꼼하게 하는 것은 나와 다릅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것은 어진이 마음에 안 드니 서로 다툴 수밖에 없습니다.
어진이를 많이 이뻐했습니다. 너무 이뻐서 예람이가 태어났을 때도 한동안 예람이 보다 어진이가 더 이뻐 보였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마도 고딩 때부터인가 내가 타지로 일을 하러 집을 떠나면서부터인가 서로 부딪치거나 감정이 격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서 어진이가 대학을 가고 집을 떠난 후 서로의 관계가 조금 소원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원운경 씨가 아프면서 놀랍게도 우리가 다시 함께 살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제 우리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원운경 씨가 아들과 아빠가 화해하고 더욱 사랑하라고 마련해 준 마법 같은 시간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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