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7. 12:33ㆍ그날 이후
2020년 2월 8일에 나는 느닷없이 당신의 얼굴책에 나의 사랑을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1일, 당신과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뇌새녀로 다시 태어난 당신과 오랫동안 같이 하길 바랬는데 내일 1주년 되는 날을 당신은 하늘나라에서 나는 아직 이 땅에서 맞이합니다. 그날을 생각하며 내가 당신께 드렸던 사랑 고백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원운경 씨 사랑합니다 2020. 2. 8
2020년 1월 27일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일로 인해 나는 한사람에 대해서 여태까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것들을 갑자기 보고 알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1985년 5월 12일에 처음 만난 지 35년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너무 너무도 늦게 말입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원운경입니다. 나의 아내이고 나의 아이들 어진이와 예람이의 엄마입니다. 내 눈에 이 사람은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천사처럼 착하고 순수하고 순결한 영혼입니다. 거짓말은 한마디도 못 하며, 때때로 침묵하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상대방이 마음이 아플까 봐 그런 겁니다. 미소가 어느 그림보다도 예쁘고 목소리가 비단결보다도 부드럽습니다. 지금 나에게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남편을 두고도 가족 모두가 최상의 질로 살게 해 주었습니다. 무한한 애정과 기도로 가족들을 돌보고 이끌었습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에게 늘 사랑을 나누며 살았습니다.
2020년 2월 8일 나는 당신께 나의 사랑을 고백합니다. 당신은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처음이자 마지막 여인입니다. 당신의 남편으로 30년 이상을 살아 올 수 있어서 영광이고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원운경 씨 사랑합니다. 오늘부터 1일이에요.
나의 그 뜬금없는 고백에 당신은 이렇게 답글을 달았네요.
왜 그리. 너무 오글거려서 손끝이 없어진다고 함.
❤️오늘부터 1일이면 우리 어진이와 예람이는 어떻게 되는겨?
부인들이 가끔은 아플 필요도 있구나. 광석 씨 같이 쑥스러워하고 표현 못 하는 남편도 이런 공공장소에서 이런 오글거리는 멘트도 날리게 하고!
부인이 갑자기 아프면 이렇게 되어. 사실 나이 먹으면 부부가 최고여유. 부부만 남지요.
이건 정말 배우자를 향한 상장이네요. 예전에 매달 부인에게 상장을 만들어준 남편이 있어서 공공의 적이 되셨었는데.... 이 글은 그냥 프린트 아웃 하면 상장이네요.
그 후에 아픈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원운경 안광석의 새로 사는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만들고 당신과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떠난 후에는 당신에게 보내는 나의 편지로 글을 계속합니다. 당신과 내가 새로 사는 이야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