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2021. 2. 8. 21:32ㆍ그날 이후
오늘은 당신이 두 번에 걸친 뇌수술을 받고 뇌새녀로 새로이 태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수술 전후의 시간부터 하늘나라로 떠날 때까지 지난 1년간의 일들이 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어떤 것들은 너무도 생생하게 다른 것들은 아련한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어쩌면 내가 잘못 선택했던 결정들 가지 않았던 길들… 그런 건 이제 돌이켜 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그저 내 마음과 정신을 파먹는 쓸데없는 것임을 잘 알지만 그렇다고 훌훌 떨쳐 버리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1년 동안 수고하고 고생한 당신 너무도 미안하고 너무도 고맙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일을 한다고 때로는 짜증 내고 큰소리치고 했던 내가 밉습니다. 그때마다 당신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느껴져서 내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그것은 당신이 안 지키려고 한 것이 아니고 단지 아파서 못했다는 것을 그때 나는 왜 이해하지 못 했을까요. 그런 엉터리 나를 다 용납해 준 당신이 너무도 고맙습니다. 이제야 나는 당신께 큰소리로 외칩니다. 미안하다 원운경! 고맙다 원운경! 들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