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끈을 이어서

2023. 4. 5. 05:563년차

봄방학 동안 동네 한 바퀴 돌아왔습니다. 말이 동네 한 바퀴지 12일 동안 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메릴랜드-버지니아-웨스트 버지니아-펜실베이니아-인디애나를 거쳐 시카고에서 장도 보고 돌아왔으니 4천몇백 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멀리 있는 오래된 친구들도 만나고 형님 공원묘지에도 들렀습니다. 친구들은 40년 만에 20년 만에 또는 7~8년 만이고 형님은 2019년 장례식 이후에 처음입니다.

 


이렇게 한 바퀴 휙 돌아오면서 마음도 보듬고 생각도 정리합니다. 살아갈 힘도 조금 얻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 중에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히 더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나만 힘들고 다 잘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가만 들어보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나보다 더 오랜 기간 어려움 속에 살았고 또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멀리서 보면 행복하게 다 잘살고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자세히 보면 누구나 다 어려움과 아픔이 있습니다. 그런 게 삶인가 봅니다.

 


공감 능력이 아주 부족한 나인데 아픔, 슬픔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제 조금 다른 사람들의 아픔, 슬픔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겠다는 계속 연락하자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도 기도하고 만남의 끈을 이어갈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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