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2020. 10. 12. 01:14ㆍ2차 치료
전업주부가 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원운경 씨가 아프기 전에, 내가 전업주부로 살았으면 좋겠다, 역할을 바꾸자 농담 삼아서 말하곤 했는데, 말이 씨가 된다고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그동안 주위의 여러분들이 귀한 음식을 가져다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내가 전업주부로서의 일을 제대로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가끔 모든 것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식구도 많지 않은데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아 보이는지 일을 해도 바로 똑같은 일이 또 쌓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좀 지치기도 합니다.
원운경 씨는 이 일을 30년 넘게 했습니다. 나와 아이들을 위해 그 모든 일을 하면서 힘들다 지친다고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겨우 반년 남짓 반쪽 전업주부로 살면서 내가 힘들다 지치다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묵묵히 그 일을 감당했던 원운경 씨의 수고를 되새기고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