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국
2020. 10. 15. 04:44ㆍ2차 치료
원운경 씨가 콩나물국을 먹고 싶다고 해서 병원 갔다 오는 길에 한국마켓에 들려 콩나물을 샀습니다. 비록 초보지만 한 번 잘해보자 마음먹고 콩나물국을 끓였습니다. 다시마에 멸치 해물 팩 넣고 국물을 우려내고 콩나물을 넣고 끓인 후에 얼려 놓았던 다진 마늘을 팍팍 넣었습니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하고 파는 없지만 대신 시원한 맛을 내려고 청양고추를 살짝 넣었습니다.
맛을 보니 뭔가 이 퍼센트 부족한 듯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합니다. 원 여사님 점심으로 밥 좀 말아서 콩나물국밥을 해 주고 맛있냐고 물으니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별로라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콩나물국이 먹고 싶어서인지 성의를 봐선지 먹어 주시기는 하십니다.
남은 다진 마늘을 다시 냉동실에 넣다가 살짝 맛을 보니 놀랍게도 마늘에서 호박 맛이 납니다. 그러니까 몇 달 전에 가져다주신 호박죽을 얼려 놓은 것을 무슨 이유인지 다진 마늘로 착각했던 겁니다. 이 콩나물국뿐 아니라 이전에 했던 몇 가지 요리에도 다진 마늘 대신 호박죽을 넣었습니다. 어쩐지 음식 맛이 내 요리 실력을 반영치 않는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먹을 만하다 먹었으니 요리를 잘했다고 해야 할까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