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2021. 2. 17. 23:31ㆍ그날 이후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그전에도 알기는 했지만, 지난 일 년 투병하는 모습을 옆에서 함께하며 또 이제는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서야 나는 그것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당신이 미워할 구석을 조금이라도 남겨 주었으면 아마도 내가 지금보다 덜 그립지 않을까요. 당신이 아프다고 힘들다고 투정했다면 아마도 내 마음이 지금보다 덜 아프지 않을까요. 당신이 짜증 내고 싫은 소리라도 했으면 아마도 내 미안함이 지금보다 덜하지 않을까요. 그런 개떡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러니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지난 일 년 더욱더 좋은 사람으로 내 곁에서 살아 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자랑스럽고 내가 당신의 남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마음과 정신을 나의 자랑으로 삼고 내 마음의 그리움 아픔 미안함을 넘어가겠습니다.